움직이는 미술관 관람료는 일반 4천원 밖에 하지 않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전시회였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들어가고 쌓고 끼우고 그림을 그리고, 옮기고.. 

요즘 많은 체험전들이 그렇듯이 직접 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액자로 보는 미술작품이 아니라 다양한 공간 활용과 입체적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또 직접 만져서 몸으로 느껴보는 즐거운 미술관이었어요.

먼저 지하 1층은  '오늘, 어린시절 나의 집을 짓는다.'

아이들이 시각으로 바라본 상상의 집들이 작고 이쁘게 여러채 지어 놓았더라구요.

수영장이 있는 집, 열기구가 달린 집, 별을 바라볼수 있는 집...

직접 아이가 집속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집에다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지붕에 놓인 밧줄 사다리를

타고  지붕끝까지 올라가보기도 하고 작가분들의 상상의 집에 아이들이 초대 받은 기분이었어요.

또, '내 마음 속 풍경'은 아이들 눈을 확 사로잡은 이쁜 꽃밭이 있었어요.

말랑 말랑 폼 블럭 처럼 된 꽃들이 이뿌게 피어있고 또 바닥에도 쫙 깔려져 있었지요.

아이들이 직접 퍼즐을 맞추듯 꽃모양도 끼워보고 꽃속의 난장이 요정들도 가지고 놀고

흔들말도 만들어  꽃밭 옆에는 아이들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 멋진 의자들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상상해서 그린 의자들이 작가의 손을 거쳐 멋진 작품으로 탄생되었더라구요.

그냥 눈으로만 보는 의자도 있고 직접 앉아 볼 수 있는 의자도 있었어요.

바퀴가 아주 많이 달린 움직이는 의자를 타고 전시관을 빙글빙글 돌아다녀도 보고 재미있었어요.

1층 '움직이는 섬'

대륙의 지형구도를 연상하는 섬들이 바퀴가 달려 여기저기로 움직일수 있어요.

3개로 분리된 섬 조각들을 아이들이 밀어 퍼즐처럼 맞춰보기도 하고 올라가보기도 하고 앉아서

놀기도 하고..큰 덩어리가 쉽게 밀리니 신기한지 자꾸 밀어보고 굴려보더군요.

2층 '밟지 마시오'

흔히 볼수 있는 박스의 대 변신으로 박스로 미로 찾기 방을 만들어 놓았네요.

종이냄새가 나는 공간에서 온통 박스인 곳에 그림도 그려보고 다른 사람의 그림을 감상도 하고

박스 미로 속 탐험도 하고, 뛰어도 깔깔 웃어도 숨바꼭질을 해도 아무런 제약없이 아이가

즐거워 하며 작품을 받아들였지요.   모두가 참여해서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수도 있다는 것도

배웠겠죠.  그리고 후기를 참고 하고 관람하러 갔는데 매직 같은걸 미리 준비해 가면 좋겠다고 해서

가져갔더니  정말 그림그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빈공간이 별로 없었지만

아이가 그림 그리는걸 요즘 좋아하니 여기저기 그리는 모습이 엄마가 보기만 해도 즐겁더군요.

2층 '잠드는 방'

직사각 집이 비뚤어져 설치되어 있었어요.  네모 문으로 들어가보니 천장도 바닥도 비뚤....

작가는 바닥이 천장이 되고 천장도 바닥이 될수 있는 현실의 부조화를 주제로 했다고 해요. 

' toedollhouse'

33평형 아파트를 새로운 시각으로 지어 놓았어요. 철제위에 올려진 집은 구조나 집의 물건들이

우리들 사는집과 비슷했어요. 집안의 모든 가구나 물건들은 벽에 띠로 그려져 있었고,

컴퓨터가 있는 방에는 창문을 컴퓨터로 움직이게 해서 눈길을 끌었네요.

모든 방으로 갈때는 문을 열고 들어 가도록 되어있는데 아이들 키높이에는  맞지 않아 그냥 밑으로

쏙 들어가버리네요.  집 옆에는 한쪽 벽에 파워포인트로 아파트 앞 놀이터를 재미난 영상으로

보여줘요.  하늘에서 아이들이 떨어지고 놀이터가 갑자기 나타나고..신기해서 두번이나 관람하고 왔네요.

아이와 함께, 엄마도 덩달아 즐거운 전시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