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말이 "아직도 갈길이 멀었어" 라고 하네요.

제가 요즘 자꾸 힘들다는 말이 부쩍 늘었거든요.

그랬더니 이제 주위 친구들은 3~4살 정도 되는 아이를 키우거든요.

선배 엄마로써 말한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갈길이 멀었어." 라는 위로의 말을 해주네요.

자기들도 그동안 겪어온 일들이라면서. 금방 돌 되고 두돌 되고 세돌 되는데 그때마다 항상 고비가 있고 어려움이 있다고 해요.

뭐 하나 쉬운 게 없고 계속 힘들다고요.

친구 한 명은 "죽도록 힘들다, 계속 힘들다" 라고 하네요.

그 말이 요즘 왜 이렇게 와닿는지 모르겠어요.

아기가 기기 시작하고 움직이는 활동량이 늘면서 엄마인 제가 살이 쏙쏙 빠지고 있다니까요.

모유 때문에 먹기도 많이 먹는데 움직이는 양이 저도 많이 늘어나서 그런건지 (뱃살은 안빠지고 이상한 부위로만 ㅠ.ㅠ) 몸무게 잴 때마다 살이 빠져 있네요.

요즘 밤중 수유를 안하고 새벽에 깨면 그냥 달래서 재우느라 그런건지... 어느땐 두시간씩 안자고 보채기도 해서 힘들고 그래요. 남편도 중간중간 안아주고 재워주고 하는데...

그래도 밤에 깨면 엄마를 더 찾고... 낮에 활동할 때도 엄마가 옆에 있으면 잘 노는데. 제가 집안일이라도 하느라 안보이면 어찌나 저를 찾는지요.

애기 보랴 집안일 하랴 쉴틈이 없어요.

요즘 그래서 소원이 뭐냐면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중간에 깨지 않고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한번 푹 자보는게 소원이네요.

찜질방에 가서 사우나도 하고 땀도 쭉 빼고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기가 낮잠도 자꾸 줄어서 낮에 이것저것 일 해놓기도 힘들게 됐어요. 그렇다고 계속 재우면 밤에 안자니까 억지도 재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는데 전 왜케 벌써 힘들게만 느껴지는지 ㅠ.ㅠ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몇년 정도 미래로 가면 조금 편해져 있을까요?

친정 사촌동생 중에 중학생 남매가 둘 있는데 막내숙모님은 이제야 조금 집에서 걱정안하고 벗어날 수 있다고 하네요.

15년만에 애들 걱정 조금은 안해도 될 만큼 키워놨다고요.

아이들이 엄마 없이도 집에서 자유롭게 자기들 의지로 공부하고 놀고 잘 할 수 있는 나이라고요. (잔소리야 물론 아직 해야 하지만서도)

그말을 들으니 휴우~ 15년이란 생각에 식은땀이 줄줄~

그동안 나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애 키우는데 전념하라고 하셨는데... 힘들어도 힘내라고 하시면서요.

애 키우는데 전념하다 보면 제 인생은 어떻게 되는건지... 그런 생각도 조금 드네요.

물론 아기가 방긋 웃고 무럭무럭 크는 걸 보면 또 싸악 잊지만서도...

그러니깐 더욱 힘내서 화이팅해야겠죠? 괜시리 힘들다는 생각에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