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카페 - 하이멘토

특목고, 자사고에 대한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런 곳이 우리 아이가, 혹은 내가 가고 정말 가고싶은 곳인지에 대한 생각은 점점 줄어들고있습니다. 남들이 가니까, 혹은 대학에 진학할때 더 유리하니까 라는 허황된 뜬구름을 향해 손을 뻗기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태도입니다. 고등학교 3년(혹은 2년)은 정말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달라지게 되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옷의 첫 단추를 잘 꿰야 나머지 단추들도 잘 꿰듯이 출발을 잘 하면 무한한 경쟁사회에서 흔들림 없이 곧은 길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교육열의 어두운 부분도 있습니다. 경쟁률을 뚫고 특목고, 자사고에 입학을 하더라도 학교 시스템 및 분위기에 적응을 잘 못하는 학생들도 있으며, 안타깝게도 좋은 고등학교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뒤로 처져 자신감을 잃고 자퇴하거나 휴학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고등학교 진학시에 내가 왜 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생각이 없이 부모님의 강요에 의하여 공부를 하여 입학한 학생들이 상당수입니다.

반면에 고등학교의 장점들을 모두 자기에게 흡수하여, 3년동안 정말 지적으로, 인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성장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내가 이 학교에 왜 이곳에 오고싶었는지 확신이 있었던 학생들로 그에따라 열심히 공부하였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한 도전을 하는데에 민사고의 장점들을 십분 활용합니다.

'특목고, 자사고에 가고싶은데 어떻게하죠?'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질문에는 여러 답이 있겠지만 이 답이 가장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너가 정말 진실되게 그 학교에 가고싶은 마음이 들면 된단다'

저는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을 위하여 민사고 졸업생으로서, 민사고를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민사고가 대체 어떤 곳인지, 민사고를 다니면 어떤 면이 좋은지, 언론이나 책에서 말하는 것 말고의 진실은 무엇인지를 다룬 글을 쓸 것입니다. 이 글들을 읽고 자신이 정말, 진실되게 그 학교에 가고싶은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릴 것입니다.

1. 민사고??....- 서론
2. 졸업생 전원이 유단자인 학교 - 아침운동
3. 배우는 즐거움 - 수업시간
4. 하루 세끼 부페 - 식사
5. 열공열공열공 - 자습시간
6. 책상에서 공부가 공부의 다가 아니죠 - 동아리, 여가활동
7. 민사고가 체육고등학교였나...? - 부대시설
8. 민사고에만 있는 행사들 - 각종 행사
9. 대학진학
10. 민사고!! - 마치며

# 민사고는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1334번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자가용을 기준으로 약 1시간 30분~2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타 학교들보다는 멀리 있습니다. 그렇지만 밤이면 수많은 별들이 펼쳐지는 장관이나, 여름에 개구리가 울고, 다람쥐와 끔(?) 고라니도 출몰하는 자연과 함께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다시말해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다는 말 입니다.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에 외출 허가를 맡으면 밖으로 나갈 수 있지만 2시간이나 걸리는 서울까지 학원을 다니려고 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물론 소수는 있지요) 차라리 왕복해서 걸리는 시간에 자습을 한다던가, 운동을 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민사고에서 생활을하면 자동으로 '혼자공부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민사고의 주변에는 정말 '아무것도'없습니다. 기숙사 (12층)의 옥상에 올라가서 바깥을 보면 도심에서는 그 흔한 네온사인 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고속도로 휴게소인 소사휴게소(횡성휴게소)가 가장 가까운 유흥지(?) 입니다. 도보로 약 20분정도 걸리는 휴게소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주말이면 그나마 사먹는 점심이나 저녁을 제공해주는 곳으로 이용됩니다.

# 사진에서 나온 민사고는 민사고의 일부일 뿐입니다. 부대시설에 대해서는 추후에 서술하겠습니다.

# 민족사관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100% 학생기숙사를 이용합니다. 언덕 위에 지어져 있는 기숙사는 지하1층-지상1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로, 언뜻보기에는 아파트를 연상시킵니다. 지하 1층은 혼정실로 이용이 되며, 1층부터 10층까지는 숙소, 11층은 자습실(민사고에서는 면학실勉學室 로 불리웁니다), 12층은 식당cafeteria 로 이용됩니다. 옥상은 평소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천체관측을 할 때만 개방이 됩니다.

# 민사고의 기숙사 시설은 최강입니다. 필자 역시 서울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해보았지만, 대학 기숙사에 비해 방도 훨씬 넓고 화장실도 깨끗합니다. 막상 민사고 기숙사에 살때는 그렇게 좋은지는 느끼지 못하였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위력(?)을 깨닫게 됩니다.

# 보통 1층~5층은 남학생이, 6층~10층은 여학생이 사용합니다. 여학생 층에는 그 층으로 드나들 수 있는 모든 출입구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혹, 남녀가 같은 건물에서 생활하는 것이 염려되시는 부모님들도 안심하여도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자층에 몰래 잠입하려는 남학생에게는 가혹한 처벌이 이어지고, 사감선생님이 기숙사를 계속 순찰하기 때문에 같은 건물을 사용하여도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 자습실은 독서실책상과 열람실 책상이 모두 구비되어 있습니다. 칸막이가 있는 독서실 책상은 고3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습시간에 11층 면학실과 자신의 책상을 택하여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자습실은 통금시간에 맞추어 폐관하며, 통금이 지나도록 자습실에 있는것도 통금위반으로 벌점을 받습니다.

# 다산관은 대체로 이과쪽 수업을 담당합니다. 4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생님들의 office, 중강당auditorium, 대형수업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마 입학면접을 보시는 학생들은 면접 대기장소로 중강당auditorium에서 대기할 것입니다.

# 다산관은 충무관과 쌍둥이 건물이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다산관이 더 늦게 지어졌습니다. 때문에 다산관이 충무관보다 시설이 약간 더 좋습니다. 겉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겨울에는 다산관이 더 따뜻합니다. (지금은 충무관이 새로 보온시설을 보강하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다산관 앞에는 돌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돌다리 밑에는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난 3년동안 물을 채워 분수를 켜놓은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재정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언젠가는 꼭 조명과 함께 멋진 분수가 켜져있는 것을 보고싶습니다.
돌다리에는 항상 몇몇 학생들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햇볓에 데워진 돌다리는 쉬는시간에 누워서 피곤한 몸을 온찜질(?)하기에 적절합니다. 필자도 몇번 해보았는데 좋습니다.

# 충무관은 보통 문과수업을 하는 장소입니다. '보통'이라고 쓴 이유는 그렇게 획일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산관에 문과수업을 하는 선생님의 office가 있는 경우도 있고, 충무관에 이과수업을 하는 선생님의 office도 있기 때문입니다.

# 충무관 옆에 보이는 것은 국궁장입니다. 국궁은 체육시간에 배우며, 정말 먼 거리에서 화살을 쏘아 과녁을 맞춰야 합니다. 실제로 저 과녁은 보통사람 키정도로 크지만 먼 거리에서 쏘기 때문에 맞추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필자는 한번도 맞춰본적이 없습니다...

# 가정관은 학부모께서 학생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홈페이지에서 가정관 신청을 하시면 해당 학생은 그날밤은 기숙사에서 머물지 않고 가족들과 가정관에서 보낼 수 있습니다. 가정관시설은 굉장히 좋습니다. 침대, 싱크대, 냉장고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보통 콘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이 가정관은 축제기간에 졸업생들이 와서 머무는 곳으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후배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머무는 형식이었으나, 후배들에게 본의아닌 피해(?)를 주는 일들이 발생하여 요즘은 사감선생님께서 가정관으로 내쫒는 것이 관행입니다.

# 한달에 한번 외박을 나오긴 하지만, 학생들이 보고싶거나, 학생의 생일 또는 학생에게 힘든일이 있을 때 부모님들이 오시곤 합니다. 가정관은 학부모들의 사랑과 관심아래 공부해야 할 학생들을 위한 민사고의 배려라고 생각됩니다.

# 도서관은 충무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타 고등학교보다 몇배나 큰 규모와 도서량을 자랑합니다. 매일 수십권의 책들이 새로운 도서로 도서관에 구비되며, 국내서 뿐만이 아니라 양서, 잡지(월간지가 구비되며, 신청을 하면 모두 받아볼 수 있습니다), 신문(일간지) 등이 모두 있습니다.

때문에 민사고 학생들의 도서 구독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실제로 유명 서적들은 대부분 모두 대출상태이며, 많은 학생들이 틈만나면 책을 읽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책읽기 문화는 민사고가 후에 대학진학을 할 때라던가,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는데 큰 밑거름이 됩니다. 비단 언어영역 고득점, sat 고득점을 위한 책읽기가 아닌 읽고싶어서 읽는 책이 가져다주는 힘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 도서관은 선생님께서 출장중이실때 자습실로도 이용됩니다. 이때는 사서선생님께서 출석체크를 하며 자습을 합니다. 하지만 도서관은 드나드는 사람이 많고, 대출하는데 나는 소음 때문에 저는 자습공간으로서는 선호하지는 않았습니다.

# 민사고 하면 떠오르는것이 바로 한복입니다. 민사고는 교복으로 한복을 채택하고 있으며, 월요일에는 예복,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생활복을 입도록 되어있습니다. 예복은 말 그대로 두루마기까지 갖춘 정식 한복입니다. 생활복은 개량한복으로 예복과 달리 고름이나 대님부분이 똑딱이로 되어있으며 피부에 닿는 질감이 훨씬 좋습니다.

# 한복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답은 '이것처럼 편한 옷을 보지 못했다' 입니다. 생활복은 입은듯 안입은듯(?)하여 대다수의 학생이 한복을 입도록 강제되지 않은 자습시간에도 많이 입고있으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합니다. 그러나 예복의 경우에는 역시 약간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 한복을 잘 입을줄 모르는 1학년 때에는 정성들여 맨 고름이나 대님이 자꾸 풀어져서 다시 매야 하고, 또 특성상 여러겹을 겹쳐입어야 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조금 더운것도 사실입니다.

# 한복은
예복 - 동복, 하복
생활복- 동복, 하복, 춘추복
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활복의 경우 디자인만 준수한다면 색깔은 '자유'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보통 학교에서 단체구매를 할때 3~4가지 색종중 한가지를 구입을 하기 때문에, 한복 색깔을 보면 학년을 알 수 있습니다.

# 한복의 가격은 일반 교복보다 비쌉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입고있는데다가, 많은 학생들이 토요일, 일요일에도 한복을 애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이게 입고다닐 옷을 살 경우가 적어져서 실제 의류에 지출되는 비용은 일반고등학교를 다니는 것보다 더 적을것으로 생각됩니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사람이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을 줄 모르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사고에서는 교복을 한복으로 채택하여 졸업생 전원이 한복을 모두 순서에 맞게 올바르게 입을 줄 압니다.

한복은 세계적인 자랑거리입니다. 또한 한복은 설날, 추석과 같은 특별한날에만 입는 옷이 아닙니다. 물론 아직은 민사고 밖에서 평상시에도 한복을 자연스럽게 입고다닐만큼 한복입는 문화가 발달되어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전국 모든 학교가 서양식 교복보다는 전통한복을 교복으로 채택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