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자녀를 모두 미 명문대 출신으로 키워낸 전혜성 박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그의 ‘어머니리더십’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어떻게 교육했길래?’ 라는 물음이 앞선다. 하지만 의외로 간단한 해답이 숨어있다. ‘공부해라’가 아닌 ‘공부하자!’라며 자녀와 함께 공부했던 것이 자녀를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전혜성 박사에게는 자식이 여섯 있다. 자식들이 하나같이 똑똑하고 공부를 잘 해서 여섯 명 모두가 그 어렵다는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졸업했다. 그 결과 전혜성 박사 가족이 취득한 박사 학위만 무려 11개나 된다.

자식이 많다보면 그 중에는 잘난 녀석도 있고, 반대로 좀 모자란다 싶은 녀석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전혜성 박사는 어떻게 했기에 여섯 명이나 자식들을 하나같이 그렇게 잘 나게 키울 수 있었을까? 한둘도 아니고 여섯이나 되는 그 많은 자식들을 키우면서도 어쩌면 여섯 아이 모두 그렇게 잘 키웠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제대로 된 부모노릇도 못하면서 아이 때문에 쩔쩔매며 힘겨워하는 요즘 부모들은 박사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자녀교육 비법이 있으리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박사에게 별다른 비법은 없다. 굳이 꼽으라면 아이들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도록 집안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조성해준 것과 부모가 늘 책을 가까이 하면서 항상 배우고 익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박사는 아이들이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하실을 도서관으로 꾸미고 책상을 곳곳에 배치해 두었다. 그것도 아이들 수보다 항상 더 많게. 하지만 절대 아이들에게 ‘공부해라, 공부해라!’ 잔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저 늘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말없이 보여주었을 뿐, 여분의 책상에 앉아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 강요하기보다는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것,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행동으로 직접 실천하기가 안 될 따름이다. 하지만 발빠른 엄마들은 이 방법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교육에 열의가 있는 엄마들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거실에 텔레비전 대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공부할 수 있도록 책상을 배치해 두었다. 아이보다 책상을 한둘 더 많게 배치해 놓고, 엄마아빠가 조용히 책을 읽거나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땐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옆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본다. 가끔씩은 아이가 친구와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부모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책 읽으란 잔소리를 하기 전에 엄마아빠는 껌 딱지처럼 소파에 누워 있는 모습부터 보이지 말아야 한다.

눈뜨면서부터 또는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텔레비전부터 켜고 보는, 채널을 돌리기 위해 리모컨을 찾아 헤매는 모습부터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본보기로 엄마아빠부터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물론 이제까지의 일상이 오랫동안 그러하지 않았으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지겨울 수도 있다. 습관을 들이기 위해 처음에는 책이 아닌 신문이나 잡지, 또는 학창시절에 즐겨 읽던 소설이라도 괜찮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스레 책장을 넘기는 모습이 아닌, 진짜 책읽기를 즐기며 책 속으로 푹 빠져 드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며 아이들에게만 책상을 사줄 것이 아니라 엄마아빠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책상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가 책상을 멀리 할 때 엄마아빠가 책상에 앉아 먼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이가 공부할 때 옆에 앉아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며 딱딱한 의자에 긴긴 시간동안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부모도 함께 느껴야 한다. 그러면서 ‘공부하느라 힘들지? 우리 좀 쉬었다 하자’ 또는 ‘꼬박 한 시간동안 앉아서 공부만 했더니 엉덩이가 쑤시고 목도 아프더라. 그런데도 넌 어쩜 그렇게 잘 하니? 정말 대단해’ 격려하는 말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공부 좀 해라, 넌 그저 공부만 하면 되는데 도대체 왜 그러니?”라는 말은 어느새 꼬리를 감추고 말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잔소리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며 아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